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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성장일기

미국 중학생의 봉사활동 경험 – 동물보호소에서의 따뜻한 하루

by SoccerMomJ 2025. 5. 30.

2024년 겨울방학, 딸아이는 학교에서 받은 편지를 통해 특별한 기회를 맞이했습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뉴욕 주니어 내셔널 소사이어티(NJHS)의 멤버 자격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격을 얻기 위해선 단지 성적만 좋은 것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리더십, 인성, 시민정신, 그리고 봉사활동이라는 다면적 평가가 필수였고, 특히 5곳의 기관에서 총 10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축구 훈련과 주말 경기 등으로 매일 바쁜 아이에게는 시간 내는 것부터가 큰 도전이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딸은 조금씩 하나하나 직접 움직이며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동물보호소에서의 따뜻한 하루

 

도서관에서, 교회에서, 그리고 고양이 보호소에서

첫 봉사는 교회에서 진행되는 스트릿 솔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음식과 온기를 나누는 이 활동은, 아이에게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작지만 중요한 가치를 심어주었습니다.

이후 푸드뱅크에서의 식료품 포장,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활동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단순한 시간 채우기가 아닌, 아이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지역의 동물 보호소였습니다.
이곳에서는 ‘고양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통해 봉사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책 읽어주러 갔지만, 실제론 교감하러 간 시간

예전에 싱가포르에서 고양이 카페에 입장료를 내고 고양이를 만나러 간 적도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고양이에게 책을 읽어주겠다는 명목으로 무료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보호소에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 기니피그 등 다양한 동물이 있었고,
예민한 동물들은 봉사자 출입이 제한된 방에 따로 보호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최대한 순하고 친화적인 동물이 있는 방으로만 들어갈 수 있었죠.

고양이들 앞에서 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은 보기엔 평화롭지만, 실제론 아이들이 동물과 교감하고 정서적으로 배려하는 힘을 키우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되지는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보다는, 동물과의 교감과 환경에 대한 이해가 중심이 되는 활동이었기 때문입니다.


봉사를 통해 커가는 아이, 그리고 부모의 마음

이처럼 딸은 직접 발로 뛰며 5개의 기관에서 봉사 시간을 완수했고, NJHS 멤버가 될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사회에 기여하는 경험을 하며, 책상 앞 공부보다 더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작은 활동 하나하나가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습니다.
고양이에게 책을 읽는 것조차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미국 교육의 다양성과 유연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마무리 – 공부도, 운동도, 봉사도… 균형 있게 자라는 아이

아이의 생활은 단순히 성적이나 경기 결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공부, 운동, 봉사,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이 모든 경험이 하나의 교육이며 성장입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딸에게 ‘남을 위한 시간’이라는 개념을 심어주었고, 부모인 저에게도 성장의 다양한 형태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딸아이가 학교와 클럽에서 균형 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길 응원하며
이 소중한 순간들을 글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