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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성장일기

2022년 미국에서 처음 맞은 겨울, 눈과 스노우보드에 빠지다

by SoccerMomJ 2025. 5. 9.

이전까지 아이에게 '겨울'은 단지 조금 더 두꺼운 옷을 입는 계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처음 맞은 겨울, 딸아이에게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엄마, 이게 진짜 눈이야?"

학교 다녀와서 눈 온다는 일기 예보를 본 신랑은 딸아이에게 보여줘 여한다며 그 시간만 기다리다가 눈이 조금씩 내릴 때

아이를 데리고 동네 축구장으로 갔습니다.

정말 눈이 일기예보에 맞게 그 시간에 내리기 시작했고, 아이는 두 팔을 벌려 눈을 잡으려고 하며 하는 말이
엄마! 이게 진짜 눈이야?
딸아이는 신기 그 자체라며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시간을 즐겼던거 같습니다. 

눈이라는 걸 처음 본 아이는, 마치 동화를 처음 접한 아이처럼 너무나 순수하게 기뻐했습니다.
하얗게 덮인 진디 축구장을 보며 마냥 웃던 그 모습은 지금도 제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눈과 스노우보드에 빠지다

아침 축구가 끝나고 찾아온 겨울의 새로운 즐거움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내리면서,
딸아이가 즐겨 하던 아침 축구 운동도 자연스럽게 중단되었습니다.
처음엔 아쉬워하고 심심해했지만, 곧 또 다른 재미를 찾게 되었습니다.

바로 스노우보드입니다.

처음으로 스키장에 간 날, 딸아이는 설레는 마음으로 보드를 신고 눈 위에 섰습니다.
레슨도 없이 “그냥 한 번 타 봐!” 하고 도전했죠.
넘어지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면서도, 아이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운동을 좋아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즐기는 성격 덕분인지 오히려 더 재미있어했습니다.

"레슨 한 번만 받으면 알 것 같아요!"

이튿날, 딸아이는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엄마, 레슨 한 번만 받고 싶어요. 알 것 같기도 한데 확실하게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단 한 번의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날 이후 아이는 스노보드를 제법 능숙하게 타기 시작했습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딸아이는 도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부족함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배움을 요청할 줄 아는 아이였습니다.
그 태도에, 저는 아이가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은 또 다른 성장의 계절

딸아이에게 겨울은 단순히 운동이 바뀌는 계절이 아니었습니다.
축구에서 스노보드로, 바깥 활동의 중심이 이동했지만,
스스로 즐기고 몰입하는 자세는 그대로였습니다.

하얀 눈밭 위에서 넘어진 아이는, 다시 일어나고 또 도전했습니다.
서툴렀지만 즐거웠고, 실패했지만 웃을 수 있었던 계절.
그 겨울을 통해 딸아이는 도전과 배움의 기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에게 겨울은 그렇게, 하얀 눈처럼 순수하고 따뜻한 계절로 기억될 것입니다.


부모의 시선에서 본 아이의 변화

아이의 새로운 도전을 지켜보는 일은 부모에게도 큰 선물입니다.
눈이라는 자연의 선물을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보드를 배우고 넘어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까지.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아이는 더 단단해졌고, 더 즐거운 사람이 되어갔습니다.